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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ㆍ책과 생각] 강민혁의 자기배려와 파레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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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보다 더 자유로운 삶 - 에픽테토스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956833.html?fbclid=IwAR0eWP3-yjdZxPsxmnnmPSMSNAAWnDXSeqi6EIuJNx5Cr0eecmD-pq-w9h4#csidx1c25af9445d78619d264320cdb4678a 자유인, 자기로 되돌아갈 줄 아는 자 후기 스토아 철학을 주도한 세 명의 철학자는 세네카, 에픽테토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이다. 세네카는 귀족,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황제, 그리고 에픽테토스는 다리에 장애가 있는 노예였다. 완전히 다른 삶을 살았던 세 사람이 같은 철학으로 묶이는 것은 징후적이다. 스토아 철학이 신분을 넘어 공유될 정도로 급진적이었음을 뜻한다. 특히 에픽테토스는 밑바닥에서 솟아난 자기배려의 철학자..
기록시스템 1800·1900 - 프리드리히 키틀러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953083.html#csidx88509752587638eb16d1bbdbf6c30d2 글쓰기는 밤의 내전이자 놀이이다 강민혁. 저자, 철학자 어린 시절 할아버지 손에 이끌려 새벽기도를 가곤 했다. 더 큰 고역은 온갖 기도문을 암송하는 것이다. ‘십자가의 길’은 어찌나 길던지 지금도 진땀이 다 난다. 성경을 필사해 읽고, 일기에 감상을 쓰기도 했다. 성경과 기도의 문자들이 우박처럼 꽂혔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그런 고역이 반복될수록 마치 예수님이 내 손을 잡아 이끄시는 것 같고, 마음은 영롱해졌다. 반복해 읽고 쓰는 일이 숭고한 의미를 밝히고 있었다. 아마 독일의 매체철학자 키틀러라면 이를 두고 ‘1800년대식’이라고 ..
마르크스 그 가능성의 중심 - 가라타니 고진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949041.html#csidx131f7e428d3ce29b4cbd9eebee6fe9b 의식하고 있지 않지만 그렇게 행하다 진의 시황제는 죽을 때 환관 조고에게 장자를 후계자로 삼으라는 조서(詔書)를 주었다. 그러나 조고는 천자의 서거를 숨기고, 막내인 호해를 옹립하여 급히 궁정으로 귀환한다. 이를 두고 가라타니 고진은 “죽음은 그가 차지하고 있던 관계에 공백이 생기는 일이며, 살아남은 자는 그것을 메우고 관계를 새롭게 재편성한다”고 쓴다. 두려운 것은 시황제의 죽음으로 생겨난 한순간의 ‘진공’이고, 그 이후 변형될 새로운 체제다. 조고는 이 두려움 때문에 시황제의 공백을 은폐한다. 가라타니 고진에 따르면 이런 진공은 언어..
형이상학의 근본개념들 - 마르틴 하이데거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945042.html 철학은 소용돌이다 미셸 푸코는 자신의 철학적 형성이 하이데거를 통해서 결정되었다고 회고한다. 그는 하이데거를 읽지 않았다면 니체도 읽지 않았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또 1982년 강의에서 주체와 진실의 관계에 대해 질문한 20세기 철학자는 라캉과 하이데거 이외에 드물며, 자신의 강의를 그 하이데거의 편에서 시도했다고 말하기도 한다. 지적 여정의 결정적인 순간마다 푸코에게 하이데거가 숨어 있었다. 물줄기를 따라 산에 오르듯, 푸코로부터 거슬러 올라가 읽는 하이데거는 박진감이 넘친다. 알려지지 않은 하이데거의 주저이자 강의록 의 저 도발적인 제목을 보라. 중세 교회의 종탑에서나 튀어나올 법한 ‘형이상학’이..
쿼드러플 오브젝트 - 그레이엄 하먼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937460.html?_fr=gg&fbclid=IwAR2PL52BUQdqMa-eu1nyKquet3XGbGm_yjia-9AdWDmVOCIVOT1w096LXjU#cb#csidx5a1771108e77f9093b58a9985a34582 객체들의 민주주의 우리는 흔히 세상을 인간과 그를 둘러싼 사물들의 집합쯤으로 상상한다. 나와 나를 둘러싼 강, 산, 나무, 책, 노트북. 이 모습을 단순화하면, 나를 포함한 인간 주체와 대상인 객체들로 나눠볼 수 있겠다. 이 주체-객체 모델은 우리 사고를 지배해 온 오랜 형식이다. 그러나 인간과 세계 두 극점으로 이루어진 이 모델은 모든 문제를 어느 한쪽으로 축소해 버린다. 이를테면 관념 철학처럼 ..
역사유물론 연구 - 에티엔 발리바르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933402.html#csidxa96359cc4ad0e018f8e62fb9d025b50 역사유물론, 혁명을 혁명하다 마르크스주의의 역사는 복잡하고 때로는 모순된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 균열과 모순이 마르크스 사상을 기각하는 논거이거나, 제거해야 할 오류는 아니다. 어쩌면 그것은 당연하다. 혁명은 사전에 이미 확립된 프로그램에 따라 진행되지 않는다. 따라서 마르크스주의의 역사도 현실과 운동으로부터 떨어져 있지 않다. 새로운 현실, 새로운 운동은 문제를 새롭게 구성하고, 이론 내의 개념을 재구성하거나 변형하고, 또 오류들을 정정해 나간다. 그 과정에서 마르크스도, 마르크스주의도, 노동자 운동도 매번 새로워지는 것이다. 이..
선악의 저편 - 프리드리히 니체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929100.html 선악의 저편에서 내려다보다 강민혁 / 저자, 철학자 3부를 쓴 1884년 이후, 니체는 4부를 쓰면서 을 동시에 쓰고 있었다. 그리고 최후의 주저라고 할 수 있을 (1887)와 그때까지 쓴 방대한 유고들은 엄청난 가속도로 날아가던 니체의 마지막 정신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저 비상을 개구리에서 시작해보자.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면, 올려다보이는 대상은 실제보다 크게 보인다. 형이상학은 우리 주변의 현실 세계는 보잘것없는 가상으로 보면서, 올려다보는 신이나 이성은 아름답고 훌륭하다고 여겼다. 이 개구리의 관점 위에서 신과 이성을 은밀히 숭배하는 독단론적 철학들이 득세한다. 니체는 이 철학들을 두고 아름답고..
일탈 - 게일 루빈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925585.html ※ ‘강민혁의 자기배려와 파레시아’ : 한겨레신문 '책과 생각' 섹션에 철학에서 정치경제학까지 다양한 인문서를 4주마다 소개합니다. 성을 사유하라, 쾌락을 사유하라 강민혁 / 저자, 철학자 “흑인은 흑인이다. 일정한 관계 아래에서만 그는 노예가 된다.” 마르크스가 일정한 관계 아래에서만 자본이 구성된다는 것을 비유하여 한 말이다. 사실 여성만큼 이 말이 맞는 대상도 없다. 일정한 관계 아래에서만 여성은 억압받는 아내, 교환되는 재산이 된다. 흑인이 그 자체로는 노예가 아니듯이, 아내나 하인의 관계에서 떨어져 나오면 그녀는 더이상 남성의 조력자가 아니다. 아니다 싶은 가지를 툭 분지르는 것처럼 우리도 저..